시골카페에서 부치는 '시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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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파출소 앞 '시골편지'

시골편지 2025. 5. 3. 19:01

 

시골 마을 파출소를 보면 서부영화에 나오는 보안관 사무실을 떠올립니다. 그런 류의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안쪽에 범인들을 가두어 놓은 쇠창살 감옥이 있고, 그 앞에는 말장화를 신은 발을 책상위에 올려놓은 보안관이 권총으로 손장난을 하다 죄 짓고 들어온 총잡이가 말을 안 들으면 주먹다짐을 하고... 뭐 그런 풍경이 연상되는데요.

 

살면서 파출소도 경찰서도 갈 일이 없었는데, 난생 처음 마을에 있는 파출소를 방문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벌써 6년전이었네요. 2019년 3월 어느 날 파출소 앞 빈 간판에 손글씨로 글을 써달라는 소장님의 부탁 때문이었습니다.

 

파출소 안에는 쇠창살 감옥도 없고 총잡이도 없었습니다. 책상에 구둣발을 올려놓은 보안관도 없는 깨끗한 파출소 안에는 친절한 순경 아저씨(총각?)들이 단정한 제복차림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파출소 앞 빈 간판에 손글씨로 짧은 '시골편지'를 쓰기 시작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매주 편지글을 바꿀 정도로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러다 파출소장님도 바뀌고 나도 게을러져 지금은 한달에 한번 정도 시골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종이에 주로 붓으로 글씨를 쓰는데 나뭇가지로도 쓸 때도 있고 먹이 아닌 물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붙이는 시간이 늦어지면 "파출소 앞 시골편지가 안 바뀌었던데요!"라 말하는 은근히 기다리는 손님들도 생겼고, 어떤 이는 "이번 편지 글의 의미가 뭐냐?"고 묻기도 합니다.

 

파출소 앞에 쓰는 시골편지 중 싱그런 봄날의 편지글 몇 편 골라보았습니다. 잠시 쉬며 감상해보세요.

 

 

가장 처음으로 쓴 시골편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코로나 시기를 나던 봄날에

 

코로나를 겪고 맞은 봄에 쓴 시골편지

 

 

 

 

 

 

2025년 5월 3일 현재 붙어 있는 파출소 앞 시골편지 모습입니다. 6년 넘게 손글씨를 쓴 종이를 띄었다 붙였다 하여 청소를 하는데도 붙였던 자국이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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